클로버샤 "유색인종 여성 내세워야"…바이든 "일 되는 방법 안다" 화답
AP "'흑인' 해리스·데밍스 의원 포함 최종명단 좁혀져"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백인 여성인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를 고사했다.
이에 따라 흑인을 내세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바이든 캠프의 부통령 후보는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 여성이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낙점하겠다고 공언했었다.
클로버샤 의원은 18일(현지시간) MSNBC에 출연, "지금은 역사적인 순간이며, 미국은 이 순간을 잡아야 한다"며 "어젯밤 바이든에게 전화해서 '지금은 유색인종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격을 갖춘 여성이 너무 많지만, 만약 당신이 지금 당장 이 나라를 치유하길 원한다면 유색인종 여성을 후보로 하는 게 굉장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이 나가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신은 일이 되도록 하는 법을 안다. 당신의 도움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패배시킬 것"이라고 화답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경쟁했으나 지난 3월 2일 하차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했다.
CNN은 "클로버샤 의원은 중도층에 호소력이 있고, 인지도가 높아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인식돼 왔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유색인종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으면서 그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클로버샤는 전국적 시위를 촉발한 흑인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일어난 미네소타주 상원의원으로, 이곳에서 7년간 검사장으로 일해왔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클로버샤 의원이 검사장 시절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오랜 인종주의 오명과 총기 사용 사건을 기소하지 못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만약 러닝메이트가 될 경우 흑인 유권자가 바이든 전 부통령의 판단에 의구심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CNN이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유색인종 여성들도 검토 중이며 진짜 자격을 갖춘 여성이 많기에 전국 각지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오는 8월 1일 러닝메이트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측근들로 구성된 민주당 인사검증위원회는 그간 부통령 후보들의 세금 신고 내역, 대중 연설 자료, 투표 기록, 과거 인간관계 등 공적·사적 삶의 기록을 검증해왔다.
클로버샤 의원의 고사에 따라 후보군은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수전 라이스, 발 데밍스 하원의원 등으로 좁혀진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은 흑인인 해리스 의원과 데밍스 의원 등 몇몇 후보가 최종 후보 명단에 있으며, 백인인 워런 의원을 포함한 다른 후보들도 검토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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