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경찰노조, 시정부 상대 6년 법정공방 패소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법원이 "경찰의 위법행위 및 직권남용 기록은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 노조(FOP)와 시카고시가 '경찰의 위법행위 및 직권남용 기록 삭제 문제'를 놓고 6년여간 벌인 법정 공방이 경찰 노조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일리노이주 대법원 재판부는 전날 "경찰 위법행위 기록 말소는 일리노이주의 '공공 기록 법'(public records law)에 위배될 수 있으며, 시카고시는 '지방자치단체 기록 법'(LRA)에 따라 정부 기록을 적절히 보존할 수 있다"면서 6 대 1로 시카고시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공공 기록은 법에 의하지 않고는 삭제 또는 변경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시카고 경찰 노조는 2014년 "단체교섭을 통해 '경찰의 위법행위 및 직권남용 기록은 사건 발생 후 5년이 지나면 삭제한다'는 조항을 노사계약에 추가했으나, 시카고시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관할 지방법원은 경찰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카고시가 시한이 지난 경찰의 위법행위 기록을 공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시카고시가 항소를 제기했고 항소법원은 2016년 "시카고시는 정보공개법(FIA)에 따라 기록을 공개할 수 있다"며 1심을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경찰 노조는 상고했지만, 2심 판결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전적으로 옳은 판결"이라며 반겼다.
시민단체들도 경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큰 지금, 경찰의 투명성 확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판결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공공 노조의 근로계약이 법과 조례에 우선할 수 없음을 확인시켰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경찰 노조는 "시카고 경찰 노조원들은 물론 전국의 경찰관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례"라면서 최근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재판부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 노조는 이번 판결에 불복, 연방 대법원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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