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유세 막아달라' 소송 기각…코로나19 핫스팟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법원이 19일(현지시간) 다음날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州) 털사 유세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중단됐던 유세 재개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됐지만, 인근에서 항의 집회가 예상되는데다 코로나19의 새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은 오클라호마 대법원이 이날 코로나19 확산 악화 우려를 들어 지역 거주자들과 사업주 등 털사 그린우드 지역사회 인사들이 제기한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행사장 내에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준수되도록 하거나 행사 자체가 취소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유세는 1만9천석 규모의 BOK 센터에서 열린다. 캠프 측은 지지자들이 행사장에 입장하기 전에 체온을 재는 한편 마스크를 나눠주기로 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하루 앞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시위자들을 향해 강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오클라호마에 가려는 모든 시위자나 무정부주의자, 선동가, 약탈자 또는 범죄자들은 당신들이 뉴욕, 시애틀, 미니애폴리스에서처럼 취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매우 다른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다만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폭력적인 시위자'들을 가리킨 것이지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까지 막겠다는 차원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털사시는 이날과 유세가 진행되는 20일 행사장 근처에 오후 10시부터 통행금지령을 내렸었으나 해제한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 트윗을 다시 올려 "방금 매우 훌륭한 G.T. 바이넘 털사 시장과 통화했다. 그는 집회에 참석하는 많은 지지자를 위하여 오늘 밤과 내일 밤 통행금지령을 발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 알려왔다"며 유세 참가자들에게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청중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앉아있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행사 사진을 트윗에 게재, "조 바이든의 집회. 열정은 제로(0)다"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나 CNN방송은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포함, 보건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하며 이번 유세 장소가 코로나19 감염의 새로운 '핫스팟'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유세는 사실상 CDC 가이드라인의 모든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커내니 대변인도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번 유세를 이날 열 예정이었으나 이날이 노예해방일인 데다 털사가 99년 전 흑인 300여명이 학살당해 흑인들에게 상처로 남은 곳이라는 점까지 겹쳐 적절성 논란이 일자 20일로 하루 미룬 바 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