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주기 감마선 방출 은하 11개 발견…블랙홀 두 개 여부 규명될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은하 중심에는 태양 100만개 이상의 질량을 가진 '초대질량블랙홀'(SMBH)이 존재한다. 태양의 수십억배에 달하는 큰 블랙홀도 존재하는데 이런 초대형 블랙홀이 중심에 두 개나 있는 것도 있다.
아직은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지만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은하가 무더기로 관측돼 '괴물' 은하의 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게 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컴플루텐세 대학(UCM)과 미국 클렘슨 대학 등에 따르면 두 대학의 천문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광역 감마선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주기적으로 감마선을 방출하는 활동은하핵(AGN) 11개를 찾아냈다고 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대부분의 은하는 태양 수백만개의 질량을 가진 SMBH를 갖고 있으며 이 중 1%는 빛에 가까운 속도로 주변에서 빨아들인 물질을 분출하는 이른바 '제트'(jet) 현상을 보이는 AGN이다.
이런 제트 현상으로 방출되는 빛은 전자기파 스펙트럼 모든 영역에서 감지되지만 대부분은 전자기파 중 에너지가 가장 강한 감마선 형태로 포착된다.
연구팀은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에 탑재된 광역망원경이 9년에 걸쳐 관측한 2천여개의 감마선 방출 AGN을 분석해 약 2년 주기로 감마선을 방출하는 11개의 은하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이들 외에 다른 13개의 은하도 주기성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를 확정하려면 추가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인 UCM의 박사 과정 연구원 파블로 페넬은 "감마선 방출의 주기성을 확인하는 것은 폭풍우가 치는 바다에서 작은 배가 만든 일정한 파도를 찾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주기적으로 감마선을 방출하는 은하를 여러 개 찾아내는 첫 난관을 넘어섬에 따라 지상의 다른 고성능 망원경을 이용해 무엇이 감마선의 주기적 방출을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주기적으로 감마선을 방출하는 은하가 두 개밖에 관측되지 않아 원인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감마선 방출의 주기성을 만들어낸 물리적 원인과 관련, 등대 불빛이 회전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나 블랙홀로 유입되는 물질의 변화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한 쌍의 블랙홀이 서로를 돌면서 만들어냈을 가능성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인 클렘슨대학 물리·천문학과의 마르코 아젤로 부교수는 "몇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SMBH가 서로를 돌면서 주기성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매우 흥미롭다"면서 "이런 블랙홀과 주변 환경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은하 형성의 완전한 그림을 얻는데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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