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자민당, 홍콩보안법 논란 계기 '금융도시 도쿄' 실현 구상 제언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향후 경제정책의 초점을 행정 서비스 디지털화를 위한 집중 투자에 맞출 전망이다.
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논란 속에 홍콩의 약화한 금융 기능을 도쿄로 가져오는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경제재정 자문회의를 열어 내달 중 확정할 예정인 연례 경제재정 운용 지침(방침)을 논의했다.
'호네부토'(骨太)로 불리는 이 운용 지침은 향후 일본 정부가 추진할 핵심 경제정책 방향으로, 2021년도 예산 편성의 근거가 된다.
이날 제시된 초안의 주요 정책 방향은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일상'을 실현하는 것이다.
또 코로나19를 계기로 후진성이 드러난 행정 서비스 분야의 디지털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초안은 아울러 도쿄 일극(一極) 집중에서 벗어나 지방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아베 총리는 "올해의 호네부토는 코로나19로 드러난 과제들에 정면으로 맞서 '새로운 일상'을 통해 질 높은 경제사회를 실현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사회변혁의 방향성을 담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책 집행 과정에서 정부 시스템상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며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집권 자민당 기구인 경제성장 전략본부는 이날 호네부토 방침에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위한 새로운 정부 조직으로 '디지털 전환(DX) 추진위원회'(가칭) 설치 등을 담은 제언을 정리했다.
자민당 제언에는 도쿄의 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보안법 제정을 통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을 계기로 홍콩에서 이탈하려는 금융 기업과 인재를 도쿄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제언에는 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을 토대로 '금융도시 도쿄'를 실현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홍콩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재류자격 취득을 한층 원활하게 하는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선 일본 금융청, 외무성, 경제산업성 등 관계부처가 도쿄도와의 논의를 거쳐 조만간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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