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역 모범국 독일서 커지는 재확산 조짐…잇단 집단감염

입력 2020-06-23 01:37  

유럽 방역 모범국 독일서 커지는 재확산 조짐…잇단 집단감염
재생산지수 2.88까지 치솟아…도축장·아파트 단지서 집단감염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모범국으로 꼽히는 독일에서 최근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독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2.88까지 올라갔다.
20일 재생산지수도 1.79에 달했다. 재생산지수는 최근까지 대체로 1 이하를 유지해왔다.
재생산지수는 환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수치로, 1을 넘어서면 증가세를 의미한다.
전날 증가한 확진자 수는 537명이다. 일주일 전 192명과 비교해 상당히 늘어났다.
지금까지 19만359명이 확진됐고, 이 가운데 17만5천300명이 완치됐다.
누적 사망자 수는 8천885명이다.
재생산지수의 증가는 최근 잇따르게 발생하는 집단감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귀터슬로의 한 대형 도축장에서 1천300명 이상의 노동자가 확진됐다.
이 도축장의 직원 7천명 가운데 아직 1천명 이상이 검사를 받지 않아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노동자들은 동유럽 국가에서 온 이들이 많았고 단체로 숙식을 해왔다.
도축장 측이 점심시간 동안 노동자들을 상대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하지 않는 등 안전수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도축장 집단감염의 여파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만 7천 명이 격리돼 있고 학교가 문을 닫았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아르민 라셰트 총리는 확산을 막기 위해 귀터슬로 지역에서 외출금지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근 도축장뿐만 아니라 요양원, 교회, 음식점 등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베를린의 노이쾰른 지역 아파트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체 가구가 격리됐다.
노이쾰른 지역에서는 최근 감염자가 많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하젠하이데 공원에서 몇주 전부터 주말마다 400∼500명이 파티를 벌였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베를린의 전날 재생산지수는 1.58이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괴팅겐의 아파트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체 가구가 격리되기도 했다. 괴팅겐 아파트의 감염자는 120명을 넘어섰다.
독일은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한 지난 3월 중순부터 공공생활 통제 조치를 취했다가 4월 말부터 점차 완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1.5m 사회적 거리 유지와 대중교통 및 상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대형 행사 금지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통제조치가 풀렸다.
여름 휴가철 기간 국내 여행지의 예약도 상당히 이뤄지는 등 일상생활이 점점 정상화되는 단계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가 줄어들자 상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시민이 늘어나고 사적 접촉이 활발해지면서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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