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많이 해서 사례 많다"…백악관 대변인 "지시 안해, 농담"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는 자신의 최근 유세 발언과 관련, 이를 지시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미디어 기업 E.W.스크립스의 스크립스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20일 열린 대선 유세에서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그렇게 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검사 속도를 줄였다면 그만큼 많은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가 재차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일을 너무 잘 해냈다"며 "우리가 사례가 많은 이유는 지금까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2천500만건의 검사를 했다면서 많은 검사를 하면 감염된 사람을 더 많이 발견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개최한 유세에서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많은 2천500만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다. 나쁜 점은 광범위한 검사가 너무 많은 확진자 기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제발 검사 속도를 늦추라고 당부했는데, 그들은 검사하고 또 검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다 정치를 우선시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에 트럼프 캠프 측은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는 그것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그가 농담으로 한 발언이었다"며 더 많은 사람을 검사하면 더 많은 사례를 발견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서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라고 지칭한 데 대해선 "이 바이러스의 근원이 중국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터무니없이 역사를 다시 쓰려고 시도함에 따라 이를 지적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방어했다.
쿵 플루는 중국 무술 쿵푸(kungfu)와 독감(flu)을 합성한 것으로, '중국 바이러스'와 함께 '중국인(또는 아시아계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가지고 다닌다'는 의미로 비하하는 말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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