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성지순례객 입국 금지…65세 이하로 나이 제한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정기 성지순례(하지)를 1천명 정도만 허용하겠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전염병 대유행으로 올해 하지에 올 수 있는 순례객의 수를 약 1천명 정도로 제한할 것"이라며 "이보다 조금 더 적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하지에 참여할 수 있는 순례객은 사우디 국내에 거주하는 지원자 가운데 선별하고 나이도 65세 이하로 제한했다.
모든 순례객은 메카에 오기 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며 순례를 마친 뒤에는 2주간 의무로 자가격리해야 한다.
올해 하지는 다음 달 28일께 시작한다.
매년 하지에는 전 세계에서 온 250만명이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에 모인다.
이들 순례객이 한 달 전부터 사우디에 입국하기 시작해 보통 4∼5일간 매우 밀집한 채로 의식을 치르기 때문에 전염병이 집단 발병할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사우디 정부는 무슬림의 5대 의무이자 최대 종교의식인 하지를 올해 취소할지를 놓고 심사숙고했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3월 4일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와 비정기 성지순례(움라)를 통해 사우디가 직간접으로 얻는 수익이 약 120억 달러(약 14조6천억원)에 달하는 만큼 올해 성지순례가 대폭 축소되면서 사우디는 경제적 손실도 입게 됐다.
22일 현재 사우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6만1천여명, 사망자는 1천307명으로 걸프 지역에서 가장 많다.
하루에 신규 확진자가 3천명 이상 발생하고 사망자도 40명 안팎으로 나온다.
성지순례가 이뤄지는 메카와 메디나는 수도 리야드와 함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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