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제委 부위원장·의회담당관·국내정책위원장도 '脫백악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미국 경제가 곤두박질치고 대선이 넉 달밖에 남지 않은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참모들의 백악관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보좌관 중 한 명인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선임보좌관이 올여름 백악관을 떠난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셋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정부 백악관에서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맡았다가 작년에 떠난 뒤 지난 3월 무급 자원봉사 개념의 보좌관으로 복귀했었다.
하셋 선임보좌관은 그가 떠나는 것은 복귀 당시 행정부 초기 계획에 따른 것으로, 당초 3개월만 일하려 했고 이미 이를 초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셋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데이터 수집·분석을 개선하려고 복귀해 백악관 경제예측 전문가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인 데보라 벅스 박사가 이끄는 보건팀을 연결하는 등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복귀 당시 인공호흡기가 어디 있는지, 얼마나 많이 필요한지 아는 이가 없었다"며 "이제 필요한 도구를 만들었기에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모들의 백악관 이탈 선언은 최근 몇 달 사이 계속되고 있다.
앤드루 올먼 NEC 부위원장 겸 대통령 특별보좌관, 경기부양책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에릭 우랜드 의회 담당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에 배치됐던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조 그로건 국내정책위원회 위원장 등이 이들이다.
오바마 정부 재무부에서 일했던 어니 테데스키는 "경제 대재앙 한가운데에서 고위급 경제보좌관이 떠나는 것은 항상 고통스럽다"며 "경제적 전문지식이 필요해 데려왔었고, 아직 그 지식이 필요한 시점이 지나지도 않았다"고 우려했다.
하셋의 이탈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재앙을 헤쳐나갈 뛰어난 경제관료가 백악관에 부족하다고 우려하는 비평가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백악관 일부 경제 참모들은 최근 언행으로 잇따라 비판받고 있고, 향후 경제 전망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최근 미국 내 제도적인 인종차별주의 존재를 부인하며 분노를 자아냈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유동적인 경제 아이디어로 행정부 관료들로부터 비난받았다고 WP는 전했다.
토마스 필립슨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의회와의 협상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언론에도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빠른 경제회복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언급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와 의회예산처는 올 연말까지 높은 실업률을 예상하고 있다.
하셋 선임보좌관은 백악관의 유능한 경제팀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하면서도 "분명히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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