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플랫폼 겨냥…"'실리콘 밸리' 견줄만한 IT인재 등 다양성 확보 필요성"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처음으로 신입요원 채용 광고를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에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CIA가 다양성 확보의 일환으로 온라인 동영상 업체 훌루 등에 1분짜리 신입요원 모집 광고를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CIA가 공개한 'CIA를 밝히다:조국은 당신을 믿고 있다'는 제목의 광고는 마치 첩보 영화처럼 등장인물들이 CIA 본부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애국심을 고취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나 해스펠 CIA 국장은 최근 해킹이나 다른 디지털 첩보 도구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정보기술(IT)의 최전선을 달리는 실리콘 밸리와 견줄만한 인재를 찾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YT는 CIA가 따로 공고를 내지 않아도 될 만큼 지원자가 풍부한 편이지만, 최근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갖춘 지원자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시대의 흐름에 맞는 모집 공고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IA는 실제로 지난해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에 모집 공고를 올렸으며, 도·감청을 차단하는 익명 네트워크 '토르'(Tor)에 채용 정보 웹사이트를 열었다.
이전에도 유튜브를 통해 채용 공고 영상을 올리거나 라디오와 온라인용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지만, 이번처럼 스트리밍 플랫폼을 겨냥한 광고는 처음이다.
CIA 대변인은 "미국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스트리밍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그들이 시청하는 것의 일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의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워싱턴 지역에서 개최되는 과학 박람회를 통한 전통적인 CIA 요원 모집 방식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모집 광고에 등장하는 내용에 대한 내부 반응도 긍정적이다.
전 CIA 분석가인 리사 매덕스는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한 요원이 "'무언가 찾은 것 같다'는 대사를 할 때 전율이 느껴졌다"면서 첩보 활동에서의 가장 흥미진진한 순간을 훌륭하게 포착했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또 흔히 CIA에 박혀있는 '예일대 출신 백인 요원'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흑인 고위 요원이 신입 요원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하거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요원이 비밀리에 USB를 전달하는 임무를 하는 장면 등도 주목받고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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