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시장에 대한 국가 통제력 약화가 원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고도성장하는 동안 고용시장에서 남녀 불평등은 더 심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9.4%포인트였던 중국의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2020년에는 14.1%포인트로 커졌다.
같은 기간 일본이나 미국, 유럽연합(EU)이 남녀 경제활동 참가율 격차가 좁혀진 것과 대조된 모습이었다.
PIIE는 그 이유로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 약화를 꼽았다. 민간 부분 기업뿐 아니라 국영기업조차도 더욱 경쟁적인 경제 환경에 처하면서 고용과 급여에서 여성 차별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중국이 그동안 노동시장에서 여성 차별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올 1월 호주국립대의 아시아태평양정책연구지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대 초반에는 중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웬만한 선진국보다 높았다. 남녀 간 임금 격차 역시 미국과 같은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적었다.
이는 당시만 해도 중국 정부가 남녀평등을 증진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단, 이후 중국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떨어지고 임금에서 남녀 격차는 벌어졌으며 노동시장에서 남녀 차별이 널리 퍼지게 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말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전체 153개국 가운데 106위였다.
PIIE는 노동시장에서 남녀 간 차이가 계속 벌어지게 되면 중국이 앞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경고했다.
출산율 저하로 노동 가능 인구는 줄어들고 기대수명 연장으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인구학적 변화가 경제성장 전망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PIIE는 "결국 직장에서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이 중국 여성뿐 아니라 중국 전체 경제에도 이로울 것"이라고 충고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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