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 통해 다수가 동시에 병가 내는 '블루 플루' 동참 권유"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경찰 노조가 장기간의 비상근무 체제와 경찰 개혁·경찰 예산 삭감 요구에 불만을 느끼고 '태업' 분위기를 조성하던 와중에 시카고 우범지역에서 총기사고가 폭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시카고 경찰 노조원들 사이에 '블루 플루'(Blue Flu)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가 돌았다.
'블루 플루'는 다수의 경찰관이 동시에 병가를 내는 파업의 한 형태로, 지역언론이 입수한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노조 차원에서는 이 방법을 권유할 수 없지만, 경찰관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CBS방송은 이들의 문자메시지에 "휴무일 반납을 하지 말고, 체포를 제한하고, 병가원을 내라"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시카고 경찰노조는 '블루 플루'를 통해 미네소타주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발생 이후 계속된 '12시간 비상 근무체제'에 불만을 표하고, 경찰 개혁 및 경찰 예산 삭감 여론에 문제를 제기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버지의 날'(Father's Day)이 낀 지난 주말(금요일 오후 5시부터 월요일 오전 5시까지), 시카고에서는 최소 106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숨져 올들어 총기사고가 가장 많았던 주말이 됐다.
한 제보자는 "경찰관들은 총격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 사건을 수습하면서 동료에게 병가원 낼 것을 고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존 카탄자라 경찰 노조위원장은 "문자메시지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다"면서 노조 차원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항의시위와 폭동으로 인해 경찰에 비상령이 발령되면서 휴무일 없이 하루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한다"며 문자메시지 내용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했다.
이어 "노조원들이 '아버지의 날이 있던 지난 주말에도 휴무일을 반납하고 자원근무를 해야 하면, 병가를 내고 쉬라'는 제안을 나눈 것"이라면서 '서로서로 돕자'는 다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경찰의 의무를 포기하고 위상을 흔드는 어리석은 짓"이라면서 "지금의 경찰 근로계약은 문제있는 경찰들을 보호하는 조항이 너무 많이 포함돼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신규 계약 협상에 이 문제를 반영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러자 경찰노조는 "노조는 노조원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면서 "바로 그 조항들은 우리가 수십년에 걸친 투쟁으로 얻어낸 것들이다. 누가 뭐라 해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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