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채취하려다 감염 발견…지중해 빈혈증 7살 누나에 이식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아동에게서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태국 의료진이 밝혔다.
24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마히돈 대학 라마티보디 병원 측은 지중해 빈혈증을 앓던 7세 '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코로나19 환자인 5세 동생 '찌오'의 골수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수술이 이뤄졌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식 수술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골수 줄기세포를 채취해야 하는 날, 의료진은 찌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누나와 함께 동생도 환자인 상황이 됐다.
게다가 골수 줄기세포를 줘야 하는 동생도, 그걸 받는 누나도 각각 5살과 7살에 불과해 모든 단계마다 조심에 조심해야 했다.
병원의 수라뎃 홍엉 박사는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일은 위험으로 가득했다"면서 "줄기세포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위험도 생각해야 했다"고 말했다.
찌오가 코로나19 환자라서 격리돼야 했던 점도, 의료진이 수술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도 난관이었다.
코로나19 문제 말고도 의료진은 시간과 싸움도 벌여야 했다.
찐이 화학 치료를 계속 받아오다 보니 신체 면역력이 낮아져 긴급하게 줄기세포 이식 수술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된 동생 찌오를 제외하고 다른 공여자들로부터 찐에 맞는 줄기세포를 찾는 것은 확률적으로 높지 않았고, 결국 의료진은 유일한 희망은 찌오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도 찌오의 줄기세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이 확인됐고, 누나에게 이를 이식하는 수술은 성공했다.
수라뎃 박사는 "코로나19 환자로부터 이식을 위해 줄기세포를 추출한 수술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이끈 우사나랏 아누라타빤 박사는 "이번 수술은 한 생명을 구했다는 기쁨인 동시에 태국 의학계에 또 다른 획을 그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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