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비서실장 등 지지받고도 20대 신예에 참패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연방하원의원 후보를 뽑는 공화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받은 후보가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미흡과 흑인 사망사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 등으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당내에서조차 약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쏟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노스캐롤라이나주 제11선거구 경선에서 부동산투자업체를 이끄는 매디슨 코손(24)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던 린다 베넷(62)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베넷과 코손은 지난 3월 초 12명의 후보가 출마한 예비선거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했으나, 당시 베넷이 30% 이상의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서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투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무게감 있는 당내 인사들의 지지 선언을 받았던 베넷이 뜻밖의 큰 득표 차로 고배를 마셨다.
코손은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영향력을 가졌는지에 대한 표대결이 아니었다"면서 "분별력 있는 지역구민들이 그들을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을 원했을 뿐"이라고 애써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라고 밝히면서도 하원에 당선될 경우 워싱턴 정계의 도움은 받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코손은 오는 11월 민주당 후보인 전직 군검찰관 모 데이비스를 비롯한 다른 당 후보들과 하원의석을 두고 맞붙게 된다.
AP통신은 이 지역이 최근 행정구역 변경 소송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텃밭'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단위 선거에서 자신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며 자신감을 뽐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선거 결과는 큰 타격이 됐을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풀이했다.
또 웨스턴캐롤라이나대 크리스 쿠퍼 정치학 교수는 코손의 승리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분명 효과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당 지역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많은 지역에서 우편 투표로 이뤄졌으며, 직접 투표장에 나선 유권자들은 마스크를 쓴 채 제공된 일회용 펜과 면봉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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