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반대에도 이스라엘에 힘실어…'친 이스라엘' 트럼프 의중 반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다음달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의 결정에 달린 문제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다른 지역으로 주권을 확대하는 것은 이스라엘인이 내려야 할 결정"이라고 답했다.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에는 팔레스타인인 약 290만명이 살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이 지역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월부터 요르단강 서안 내 정착촌들과 요르단 계곡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랍 국가는 물론 유럽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유엔 사무총장도 계획 취소를 요구하는 등 국제사회에 반대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오히려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준 발언을 한 것이다.
이는 취임 후 친 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서안 내 일부 지역에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의 중동평화구상을 발표했지만 팔레스타인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중동평화구상을 거부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스라엘이 예루살렘과 가까운 몇몇 정착촌에 주권을 선포하는 등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절차가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는 주요 선택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더 넓은 지역을 합병하는 것에 대한 문을 닫아놓지는 않았지만 이스라엘이 너무 빨리 움직이도록 허용할 경우 팔레스타인을 중동평화구상 협상으로 유도할 희망을 없앨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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