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NSC 보좌역 "미국 안보 위기는 모두 볼턴 탓"
북한·이란·러 정책파탄 책임…"피해는 미·동맹국 몫"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의 안보 위기가 고조된 것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위기를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위기의 씨앗을 직접 뿌리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다.
부시 행정부 시절 볼턴 전 보좌관은 국무차관과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지내면서 미국의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특별보좌역을 역임한 존 울프스털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 칼럼을 통해 북핵과 이란, 러시아와의 핵 군축 등 주요 안보 사안에서 위기가 고조된 것은 볼턴 전 보좌관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먼저 울프스털은 이란의 핵 위기는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침공으로 인한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행정부 때 이뤄진 이란 핵 합의 파기도 볼턴 전 보좌관의 책임으로 돌렸다.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면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해지고 국제사회의 여론도 악화하는 게 당연하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협상을 하느니 차라리 이란 정권을 교체한다'는 식의 접근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볼턴 전 보좌관의 사고방식은 북핵 협상 때도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울프스털의 지적이다.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리비아식 해법'을 굳이 거론해 협상을 중단시켰다는 이야기다.
또한 울프스털은 북한 핵 개발이라는 원죄도 볼턴 전 보좌관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경수로·중유 제공을 대가로 북한 핵시설을 동결키로 한 제네바 합의가 깨진 것은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데 이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 제재로 북한의 해외자금을 동결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대안없이 핵확산 억제를 위한 각종 조약에서 탈퇴해 글로벌 불안정성을 키운 것도 볼턴 전 보좌관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1년 탄도탄요격미사일감축협정(ABMT) 탈퇴를 이끌었고,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백지화시켰다.
울프스털은 "볼턴이 회고록을 얼마나 많이 팔든, 트럼프와 어떤 설전을 벌이든 상관없이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한 피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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