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6·25전쟁에 전투병을 파병한 필리핀에서도 25일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전몰 장병을 추모하는 행사가 엄숙하게 거행됐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오전 필리핀 마닐라 국립묘지에서 한동만 대사와 한인회 임원, 칼로리나 필리핀 보훈처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70주년 추모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산투스 필리핀군 합참의장(대장)과 육·해·공군 및 해병대 사령관 등 군 지휘부가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참전용사들이 참석하지 못해 생긴 빈자리를 막시모 영 필리핀 한국전참전협회장의 아들인 월터 영이 메웠다.
한 대사는 기념사에서 "필리핀 6·25전쟁 참전 영웅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현재 대한민국의 평화, 민주주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70년간 양국이 같은 길을 걸어왔듯이 코로나19라는 보이지 않는 적을 함께 이겨내고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투스 합참의장은 "한국전쟁이 우리에게 일깨워준 교훈으로 양국이 함께할 때 우리에게 무서운 적은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굳건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한국전쟁의 필리핀 영웅들은 대한민국과 필리핀의 특별한 관계에 기초를 만들어줬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 양국이 상호 협력하에 함께 이겨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6·25전쟁 당시 필리핀은 유엔(UN)의 요청에 따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전투병을 파병해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부산에 도착했다.
또 전쟁이 끝날 때까지 연인원 7천420명을 파병해 전사 112명, 부상 229명, 전쟁포로 41명, 실종 16명이라는 희생을 감수했다.
올린 라모스 전 대통령도 당시 참전했으며,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니노이 아키노 전 상원의원은 종군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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