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기구서 '남부 미화' 논란 불거진 영화 흔적 지우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월트디즈니가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디즈니랜드 놀이기구에 '흑인 공주' 이야기를 담아 새롭게 단장하기로 결정했다.
디즈니는 2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와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 설치된 인기 놀이기구 '스플래시 마운틴'을 새로운 테마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스플래시 마운틴은 통나무 모양의 라이드를 타고 수로를 이동하는 놀이기구로, 1989년 설치된 이래 디즈니 테마파크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 놀이기구는 흑인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철폐 운동과 맞물리면서 졸지에 퇴출 대상이 됐다.
스플래시 마운틴이 1946년 뮤지컬 영화 '남부의 노래'를 테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남부의 노래'는 남북전쟁 이후 조지아주 농장을 배경으로 백인과 흑인의 우정을 다뤘는데,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인종차별 유산이 뿌리 깊게 남아있던 남부를 낭만적으로 미화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최근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ge.org)에는 스플래시 마운틴의 테마를 변경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고, 2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스플래시 마운틴에서 '남부의 노래' 배경을 지워버리고, 흑인 공주가 주인공인 영화 '공주와 개구리' 테마로 바꿔 달라는 요구였다.
2009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공주와 개구리'는 디즈니 역사상 첫 흑인 공주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진취적인 성격의 흑인 소녀 티아나가 주인공이다.
이에 따라 디즈니는 결국 청원을 수용해 스플래시 마운틴의 테마를 '공주와 개구리'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는 성명에서 "티아나는 현대적이고 용기 있는 여성 캐릭터"라며 새로운 스플래시 마운틴의 주제는 "포용과 다양성"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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