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수도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속 확산에 이어 이번에는 메뚜기떼 습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8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뉴델리 인근 위성도시 구루그람(옛 구르가온)에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떼가 날아들었다.
구루그람에 이처럼 수십만 마리의 메뚜기떼가 나타난 것은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메뚜기떼들은 구루그람을 가로지른 뒤 뉴델리 남쪽 외곽을 거쳐 동쪽으로 빠져나갔다.
일반적으로 메뚜기떼들은 농작물뿐 아니라 꽃, 과일 등 온갖 종류의 식물을 먹어치우며 큰 피해를 남긴다. 하지만 이번 습격에서는 대부분 지상에 머무르지 않고 날아다닌 바람에 구루그람 인근 농지에 큰 피해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수도권에 메뚜기 경계령을 내렸고 구루그람 주민들은 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도시 하늘을 온통 뒤덮은 메뚜기떼의 사진과 영상이 속속 올라왔다.
뉴델리 남서쪽에 자리 잡은 구루그람은 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의 인도법인이 몰려 있는 신흥 정보기술(IT)·금융 도시다.
메뚜기떼들은 인도 북부는 물론 인근 네팔로도 이동, 피해가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 메뚜기떼들은 '이집트 땅 메뚜기'(desert locust)로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에서 주로 서식하면서 이란과 파키스탄 너머까지 이동해 해를 끼친다. 바람을 타면 하루에 최대 150㎞를 이동할 수 있다.
이집트 땅 메뚜기떼는 지난달에도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를 비롯해 북부 마디아프라데시주, 우타르프라데시주를 가로지르며 27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분위기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전날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누적 50만8천95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 수는 1만7천∼1만8천명으로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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