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 취소 가능성 시사…삼바학교들 일단 준비하지만 계획 못세워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내년 브라질 카니발 축제 개최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일정을 연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취소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각 지역의 삼바 학교들은 코로나19에도 축제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지방 정부 당국이 취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동부 바이아주의 후이 코스타 주지사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새해맞이 불꽃놀이 행사와 카니발 축제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탓에 일부 삼바 학교는 규모 축소를 전제로 축제 준비를 시작했으나 대부분 아무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파울루의 한 삼바 학교 관계자는 "카니발은 단순한 축제에 그치지 않고 브라질의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형 이벤트"라면서 축제가 취소되면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회생을 위해서라도 카니발 축제가 예정대로 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올해 초 카니발이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겼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온 상황이어서 취소 주장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앞서 유명 연구기관인 오스바우두 크루즈 재단(Fiocruz)은 자체 운영하는 '코로나19 모니터' 시스템을 이용해 지난달 작성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올해 1월에 상륙한 것으로 추정했다.
재단은 브라질 보건부가 3월 13일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나 이에 앞서 카니발 기간에 이미 시작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카니발은 2월 15일부터 거리 행사가 열리면서 막을 올렸고, 축제 분위기는 3월 초까지 이어졌다.
당시에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축제를 취소해야 한다는 청원이 사법부에 제출되기도 했으나 공론화되지 못했으며, 이후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뒤늦게 카니발을 취소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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