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인간의 무릎 연골은 체중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하면서도 어떤 충격도 흡수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럽고 유연한 탄력을 지닌 신비한 조직이다. 그런 만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연골은 그러나 스스로 치유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 나이가 들어 닳거나 혹사하거나 부상으로 손상되면 복원이 어렵다.
미국 듀크대학 화학-기계-재료공학 합동 연구팀이 인간의 무릎 연골과 똑같은 특성을 지닌 인공 연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영국의 과학기술 전문지 피조그(Phys.org)가 27일 보도했다.
이 인공 연골은 하이드로젤(hydrogel)로 60%가 물이지만 25센트짜리 동전 크기의 디스크(disc) 하나가 45kg짜리 케틀벨(kettlebell)의 무게를 파열이나 모양의 상실 없이 견뎌낼 수 있는 힘과 탄력을 지니고 있다고 연구팀을 이끈 켄 골 기계-재료공학 교수가 밝혔다.
이 하이드로젤은 두 가지의 폴리머 네트워크(polymer network)가 서로 엮여있다.
하나는 스파게티 같은 신축성이 강한 가닥들로 이루어져 있고 또 하나는 음전하(negative charge)를 띠는 강인한 바스켓 같은 가닥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제3의 요소인 셀룰로스 섬유망(cellulose fiber meshwork)이 이 두 가지 가닥들을 보강해 주고 있다.
그래서 젤을 잡아 늘이면 셀룰로스 섬유가 이에 저항해 젤을 뭉치게 만든다. 또 젤을 압착하면 단단한 폴리머 체인을 따라 음전하가 서로를 밀어내면서 물을 지켜 젤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오게 만든다.
이 3가지 요소가 결합해야만 젤이 유연하면서도 단단하고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특수 하이드로젤을 다른 형태의 하이드로젤과 비교 실험한 결과 이 특수 젤만이 잡아 늘이거나 압착했을 때 모두 인간의 연골만큼 강력한 특성을 보여주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금까지 이 젤을 잡아당기는 실험을 10만 번 반복했지만, 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또 자연 연골에 이 젤을 100만 번이나 마찰 시켜 봤지만 부드럽고 미끄럽고 자기 윤활성(self-lubricating)을 지닌 표면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었다.
이 특수 하이드로젤이 앞으로 임상에 사용되려면 최소한 3년은 걸릴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실험에서 이 젤은 시험관에서 배양한 세포들에 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음 단계는 양(sheep)에 이를 이식해 보는 것이다.
이 특수 하이드로젤은 언젠가는 손상된 무릎 연골을 대체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첨단 기능성 재료'(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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