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햄버거병'을 예방하려면 10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날음식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생선회와 육회 종류는 피하는 것이 좋고, 구워 먹을 때도 다진 고기는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은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 중 하나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병원성 대장균의 일종인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돼 발생한다. 주로 덜 익힌 고기, 살균되지 않은 유제품 등을 먹었을 때 발병한다.
햄버거병의 소아 발병을 막으려면 온 가족이 함께 조심해야 한다.
과거에 덜 익힌 햄버거를 먹고 HUS가 집단발병해 햄버거병이라고 불리지만, 햄버거뿐만 아니라 오염된 칼과 도마로 조리한 야채나 과일도 위험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독일에서는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채소(호로파 싹)가 원인이 돼 대규모 감염이 생겨 3천816명의 장염 환자 중 845명(22%)이 HUS로 진행해 54명이 숨졌다. 2012년 일본에서 배추절임을 먹고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YNAPHOTO path='PCM20200626000202990_P2.gif' id='PCM20200626000202990' title='햄버거병 (GIF)' caption='[제작 정유진. 사진합성. 일러스트]'/>
따라서 주방 기구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어린이에게는 끓이지 않거나 정수되지 않은 물, 약수 등의 오염 가능성이 있는 식수를 마시게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일반적인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1∼2주 정도 지켜보면 후유증 없이 호전하지만, HUS는 단시간 내에 신장 기능을 훼손해 숨지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의료 기술의 발전으로 소아도 투석 등 '신대체요법'(신장의 역할을 대신해 주는 치료)으로 치료할 수 있다. 위험한 급성기를 넘기면 환자 대부분은 회복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소아 신대체요법을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투석할 정도로 급성으로 심하게 신장이 손상한 어린이는 초기에 회복하더라도 일부가 다시 나빠져 만성 신장 질환을 앓게 될 수 있다.
급성 신장손상 어린이는 회복되더라도 수년 이상 장기적으로 소아신장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하일수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0세 미만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가장 어린 아이를 기준으로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단체 급식에서도 10세 미만 어린이 급식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