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최소 129명의 청소년이 주로 경찰 또는 연관된 가해자들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고문방지기구(OMCT)와 필리핀 아동법적권리개발센터(CLRDC)는 전날 보고서에서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필리핀에서 1∼17세 청소년 122명이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피살됐다고 밝혔다.
OMCT 등은 또 희생자 가운데는 생후 20개월 된 유아도 있었으며,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까지 청소년 7명이 피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희생자들은 경찰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 유탄으로 숨진 경우도 있었지만, 다른 살인행위를 목격했다는 이유 등으로 직접적인 타깃이 됐다고 지적했다.
OMCT 등은 당국자에 의한 살인행위를 목격했다는 이유로 피살된 청소년 중에는 7세 소년도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제럴드 스태버럭 OMCT 사무총장은 "122명이라는 숫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희생자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OMCT 등은 유엔인권이사회에 필리핀의 인권침해에 관한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을 요청했다.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 지난해 7월까지 경찰과의 총격전 등으로 숨진 사망자가 공식 발표된 것만 6천847명이다.
인권단체들은 재판 없이 용의자를 사살하는 '초법적 처형'으로 인해 실제 사망자가 2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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