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변 극우세력·개신교 인사들 입김에 장관 인선 어려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교육장관 인선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집권 1년 반 만에 3명의 장관이 낙마한 가운데 고심 끝에 선택한 인사가 장관직을 거절하는 바람에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남부 파라나주 정부의 헤나투 페데르 교육국장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부터 교육부 장관을 제의받았으나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데르 국장은 "지난 2일 밤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부터 교육부 장관을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대통령의 제의를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파라나주에서 9만명의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페데르 국장이 교육부 장관을 거부한 것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주변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점을 의식해 선수를 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극우세력과 복음주의 개신교 인사들은 페데르 국장이 보수적 교육이념을 실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지난 2007년에 쓴 책 '코끼리를 들고 가기-브라질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만드는 방법'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비판한 것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정적인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와 가깝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해군 장교 출신인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데코텔리 다 시우바를 교육부 장관에 임명했으나 허위 학력·경력 문제로 닷새 만에 낙마했다.
데코텔리는 자신의 프로필에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국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했으나 해당 대학 총장의 발언으로 거짓으로 드러났고, 지난 2008년 민간 연구기관인 제툴리우 바르가스 재단(FGV)이 운영하는 리우데자네이루 소재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나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또 독일의 한 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는 내용과 FGV에서 교수로 활동했다는 이력도 거짓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초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교육부 장관은 데코텔리까지 합쳐 3명째다.
콜롬비아 태생의 첫 교육부 장관인 히카르두 벨레스 호드리게스는 교육정책에 대한 견해차로 3개월 만에 교체됐고, 후임인 아브랑 베인트라우비는 극우적 행태로 논란을 빚다가 14개월 만인 지난달 18일 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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