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업자를 상대로 '영업 정지' 등 조치명령권을 행사할 때 지켜야 할 세부 기준을 마련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 등을 계기로 사모펀드 전수조사에 나선 금융당국이 또 다른 문제 업체들이 발견될 가능성에 대비해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조치명령권 세부기준이 담긴 금융투자업 규정의 변경을 예고했다. 조치명령권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조치명령권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위에 부여된 권한이다.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거래 질서 유지를 위해 금융위가 금융투자업자에게 투자자 재산의 보관·관리, 영업 방법 등에 관해 명령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금융위는 조치명령권에 필요한 세부 기준을 고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고시된 기준이 없는 상태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여러 이유로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조치명령권을 보충적·제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규정을 만들게 됐다"라고 말했다.
개정 규정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른 수단을 통해서는 투자자를 보호하고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울 때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명확하고 이행하기 쉬운 방식으로 조치명령권을 행사해야 한다.
이때 조치의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고, 명령의 유효기간은 1년 이내의 범위에서 최소한의 기간으로 설정해야 한다.
금융위가 이처럼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은 사모펀드 관련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조치명령권 행사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금융위는 최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임직원 대부분이 퇴사하거나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지난달 30일 영업 전부정지를 명령하고 관리인을 선임하는 등 조치명령권을 행사한 바 있다.
사모펀드 1만여개와 사모운용사 230여개를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운용사들의 문제점이 드러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사모펀드 실태를 전수 조사할 때 조치명령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수 조사를 염두에 두고 조치명령권 세부기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사모펀드를 점검·검사하는 과정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처럼 돌발상황이 생기면 조치명령권을 하나의 방안으로 활용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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