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겨냈다…삼성전자 아무도 예상못한 깜짝실적

입력 2020-07-07 10:25   수정 2020-07-07 11:36

코로나 이겨냈다…삼성전자 아무도 예상못한 깜짝실적
영업이익 8조원…시장 전망 최대치 넘어
반도체 탄탄하고 스마트폰·가전도 양호한 듯
디스플레이 일회성 이익도 반영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당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분기에 영업이익 8조원이 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고, 코로나19 충격이 초기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전망치(컨센서스)를 줄줄이 올리고 있긴 했으나 8조원대를 예상한 곳은 없었다.
전 부문에서 컨센서스를 상회하고, 일회성 이익까지 반영되면서 깜짝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라는 초유 위기 상황에서 호실적을 거두며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2.73% 증가한 8조1천억원, 매출은 7.36% 감소한 52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6조4천500억원이었던 1분기보다는 25.58%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일제히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를 상향조정하고 있었으나 영업이익 전망 최대치가 7조6천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가 타 부문 실적 악화를 상쇄하는 반도체 효과가 큰 편인데, 2분기에는 전 부문이 고루 양호하게 나오며 사실상 코로나19 충격이 없었다는 풀이가 나온다.
잠정 실적 발표 때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으나 업계에 따르면 이번 2분기 깜짝실적을 이끈 주인공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문으로 보인다.
당초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4천900만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5월 이후 코로나 영향이 감소하며 출하량이 5천400만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정됐다.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한 가운데 코로나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면서 무선사업부(IM부문)는 1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1조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와는 비슷하고, 전 분기보다는 1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지만 예상보다는 호실적인 데다, 3분기부터는 글로벌 생산·영업활동이 더욱 개선하며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예고됐던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일회성 이익이 약 9천억원 반영되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7조원 이상이라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일회성 수익에 대해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아이폰 판매 부진 때문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고객사인 애플이 삼성에 일종의 보상금을 지급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TV·생활가전 등 CE 부문 역시 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받았던 북미, 유럽지역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면서 수요가 그리 나쁘지 않았고, 국내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영업이익을 6천억원 이상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신가전 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마케팅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TV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디스플레이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실적 효자인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서버 D램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 비대면 확대에 따라 반도체 부문은 탄탄한 상황이다.

3분기에는 스마트폰, TV·가전 수요가 더욱 회복하고 디스플레이도 신규 스마트폰 생산 확대와 맞물려 회복세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에 쌓인 재고 때문에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호황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한 가운데, 모바일·게임기 위주 수요 증가와 원가 절감으로 영업이익은 2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박찬호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호실적을 거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위기 방어력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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