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육수준과 건강상 미취업 관계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고학력자는 일할 필요가 없거나 정년퇴직 등으로 일을 그만뒀으나 저학력자는 건강 상태가 허락하는 한 노동시장에 머무르다가 건강이 안 좋아져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을 때 퇴직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교신저자), 정지윤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0∼2016년)를 활용해 30∼79세 성인 2만9천930명의 교육 수준과 건강 문제로 인한 미취업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교육 수준을 중졸 이하, 고졸, 대졸 이상 등 세 가지로 구분해 그룹별 건강상의 퇴직 비율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학력자 그룹과 비교해 저학력자가 건강이 좋지 않아 일하지 못할 확률은 2.54배였다. 남성은 1.86배, 여성은 1.48배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에 대해 세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첫째로 교육 수준이 높은 노동자들이 금주, 금연, 적절한 운동습관 등을 시행할 만한 사회·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둘째로는 저학력자가 고학력자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자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실제 건강 상태와는 별개로 맡은 업무에서 높은 육체적 능력을 요구하면서 퇴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평균 이상으로 인지하는 사람들만을 추려 분석한 결과에서도 저학력자의 '건강상의 이유로 미취업' 비율이 높았다.
마지막으로는 취약한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교육 수준에 따른 취업 여부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고학력자는 저학력자보다 더 젊은 나이에 취업에 성공한 후 60세 이후에는 일하지 않는 비율이 높았던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강 교수는 "연구에서 교육 수준과 건강상 이유로 인한 퇴직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취약한 사회집단이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남아 소득을 유지하면서도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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