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업익 전망 최대치 넘고 8조원…LG는 5천억원 육박
TV·가전, 스마트폰 양호…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 커
3분기 실적 회복세 가속 전망 속 불확실성 증가 부담도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2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 최대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 8조1천억원을 기록했고, LG전자도 전망치를 웃도는 4천9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코로나19라는 초유 위기 상황에서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저점을 2분기가 아닌 1분기로 끝내고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하락과 가전·스마트폰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변수로 꼽힌다.
◇ 삼성전자, 반도체 필두로 전 부문 양호한 실적
7일 두 회사가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증권가 평균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돌았다.
당초 부진이 예고됐던 스마트폰·가전 부문이 마케팅 비용은 줄어들고 수요는 비교적 양호하면서 예상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2.73% 증가한 8조1천억원, 매출은 7.36% 감소한 52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는 최근 들어 상향조정 되고 있긴 했으나, 영업이익이 8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곳은 없었다. 전망 최대치가 7조6천억원이었다.
삼성전자 실적은 반도체가 타 부문 실적 부진을 상쇄하는 반도체 효과가 큰 편인데, 2분기에는 전 부문이 고루 양호하게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잠정 실적 때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으며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IM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 중후반대로 추정됐다. 이는 작년 동기와 비슷하고 전분기보다는 1조원 가까이 줄어들었으나 기존 전망치는 상회하는 수준이다.
1분기에 이어 적자가 예고됐던 디스플레이 부문(삼성디스플레이)은 일회성 이익이 약 9천억원∼1조원 반영되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아이폰 판매 부진 때문에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고객사인 애플이 삼성에 일종의 보상금을 지급하며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TV·가전(CE) 부문 역시 코로나19로 직접 타격을 받았던 북미, 유럽지역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되면서 수요 감소폭이 제한적이었고, 국내 성수기 진입과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맞물려 영업이익을 6천억원 이상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실적을 지탱하는 중심인 반도체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2018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7조원 이상이라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LG전자, 생활가전 고공행진…스마트폰 적자 줄여
LG전자 역시 가전을 중심으로 선전했고, 특히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적자 폭이 2분기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영업이익 4천931억원, 매출 12조8천3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17.9%, 24.4% 감소했다. 실적이 나빠지긴 했으나, 최근 증권사 컨센서스인 4천억 초중반대는 웃도는 수치다.
특히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H&A) 영업이익이 5천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가전 매장 폐쇄 타격은 있었지만 온라인 판매는 호조였고 특히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건강·위생 관련 가전 제품 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문(MC)은 2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가운데 신제품 '벨벳' 출시 효과 등에 힘입어 적자 폭이 작년 동기, 전 분기보다 적은 2천억원대이고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두 달 간 인도에서 중국산 불매 운동이 거세지면서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전과 비교해 10배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TV(HE) 부문도 수요가 애초 예상보다는 덜 감소했고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서 부진을 방어, 영업이익이 700억원 중후반대로 예측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VS) 사업은 완성차 업체 가동 중단 영향으로 1천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3분기부터 자동차 시장 개선에 따라 적자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TV와 스마트폰 마케팅비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출하량이 기대치를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 소비재 수요가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설명했다.
◇ "웃을 수만은 없어"…코로나 장기화 불확실성
4월 초만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실적 저점이 2분기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이날 양호한 실적을 확인하면서 실적 저점은 1분기로 끝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3분기에는 스마트폰과 TV·가전 수요가 더욱 회복하면서 실적 회복세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의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3분기에도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좋아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평시라면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는데, 2분기에 코로나19로 마케팅 비용을 그만큼 지출하지 못한 효과가 큰 것이기 때문에 마케팅 확대에 따라 실적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수익은 마케팅 비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상반기에 쌓인 재고 때문에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호황을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긴 했으나 완전히 진정되지 않는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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