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의료진 급파, 임시병원 신설 지원…의료용품도 제공 예정"
카자흐, 한국 해외유입 주요 진원지…입국 후 확진판정 이어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중앙아시아의 옛 소련국가 카자흐스탄 지원에 나섰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외무부는 6일(현지시간) "양국의 코로나19 대처 공조 차원에서 러시아 보건부와 의료진이 특별기로 누르술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러시아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보건·위생·검역 당국) 소속이며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은 카자흐스탄 수도이다.
32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지원팀에는 전염병 및 바이러스 전문가, 다른 전공 분야 의사 등이 포함됐다고 외무부는 소개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앞서 아스카르 마민 카자흐스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료용품과 진단키트 등을 포함한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임시 감염전문병원과 진단센터 설치를 지원하기 위해 의료진을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카자흐스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같은 달 17일 1천명대(1천33명)를 넘어섰으며, 이달 들어 줄곧 1천500~600명 수준을 유지하다 이날 다소 떨어졌다.
실시간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1천109명의 신규 확진자가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4만9천683명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 당국이 성급하게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재확산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했던 카자흐스탄 정부는 발병률이 떨어진 지난 5월 11일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각종 제한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하지만 비상사태 해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7배나 늘어나는 등 재확산이 심각해지자 5일부터 강력한 방역 제한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지역 간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한편 도시 내 대중교통 운행도 제한했다.
가족 행사와 추모 행사 등을 포함한 모든 대중 행사를 금지하고 길거리·공원 등에서 3인 이상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도 불허했다.
미·이용실, 스포츠센터, 헬스클럽, 수영장, 해수욕장, 박물관, 오락실, 유치원, 영화관, 종교시설 등도 모두 폐쇄됐다.
카자흐스탄 당국은 일단 2주 기간으로 제한 조치를 재도입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코로나19 해외 유입 주요 진원지가 됐다.
양국 간 항공 운항이 6월부터 재개되면서 카자흐 거주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 한인)과 한국 교민, 치료 목적으로 급하게 한국을 찾는 카자흐인 등의 입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과 한국 간에는 현재 알마티(카자흐 제2 도시)-인천 노선에 아시아나 항공이 2주에 1회, 카자흐 에어아스타나 항공이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7일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는 24명으로, 이 중 13명(54%)이 카자흐스탄에서 들어왔다.
지난 6월 한 달 동안에도 카자흐스탄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8명으로 전체 해외유입 확진자(319명)의 11.9%에 달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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