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법인장 등 12명 체포돼 구치소행…60일 내 기소 여부 결정될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5월 인도 가스 누출사고와 관련해 LG화학의 계열사 법인장 등 한국인 직원 두 명이 현지에서 구속 수감됐다.
8일(현지시간) 외교 당국과 LG폴리머스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경찰은 전날 오후 법인장과 기술 고문 등 LG폴리머스의 한국인 직원 두 명과 현지 직원 등 12명을 과실치사, 독성 물질 관리 소홀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이후 현지 법적 절차에 따라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60일 이내에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기간 내에 LG폴리머스 측의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불구속으로 수사가 진행될 수도 있다.
LG폴리머스는 LG화학이 1996년 인도 시장에 진출하며 인수한 현지 첫 사업장이다.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이 법인에는 한국인 직원 네 명이 근무 중이었다.
지난 5월 7일 이 공장에서는 독성의 스티렌 가스가 누출돼 수백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주 정부의 사고조사 상황 등을 고려해 본격 조사 개시를 다소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정부는 사고 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경위를 조사했으며 7일 성명을 내고 회사의 관리 태만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사고 조사위는 보고서에서 21개 주요 원인 가운데 20개가 회사 경영진 책임이라고 지목하고, 공장을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하라고 권고했다.
주 경찰은 이런 조사위의 보고서가 공개되자마자 곧바로 본격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LG폴리머스 측은 "그동안 사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며 앞으로도 성실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유가족과 피해자를 위해서도 정부 기관과 협의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주인도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이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필요에 따라 인도 연방정부와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드라프라데시주를 관할하는 첸나이총영사관도 LG폴리머스 측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필요한 영사 조력을 해나갈 방침이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인도환경재판소(NGT)에서도 조사를 진행했다.
환경재판소는 산업 프로젝트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업체들의 환경 규정 준수 여부를 감시하는 일종의 특별 법원이다.
LG폴리머스는 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지난 5월 하순 손해배상 대비용으로 5억루피(약 80억원)를 공탁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피해 주민, 환경 단체 등의 민사 소송도 제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형사 재판은 상고심까지 진행된다면 대개 2∼3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사는 법원에 밀린 소송이 워낙 많아 길게는 10년 이상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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