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현지시간) 비인간적인 만행이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 난민수용소를 '지옥'이라고 표현하며 전 세계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람페두사섬 방문 7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미사를 주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한 지 몇 달 되지 않은 2013년 7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찾았다.
람페두사섬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는 아프리카·중동 난민·이주민의 주요 기착지다.
교황이 즉위 후 첫 사목 방문지로 이 섬을 택한 것은 비참한 삶을 감내하는 이들에 대한 지지를 표하고 비극을 끝내기 위한 전 세계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하기 위함이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이들이 목숨 건 항해의 출발지로 삼는 리비아 내 난민수용소의 참상을 지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리비아 난민수용소는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 리비아 연안에서 당국에 붙잡힌 난민·이주민이 감금된 곳이다.
국제 구호단체는 경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난민수용소에서 살인·강간·고문 등 상상하기 어려운 참상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고발해왔다.
교황은 미사에서 람페두사섬 방문 당시 만난 에티오피아 이주민들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세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이들은 자신들의 언어로 그동안 겪은 고통을 매우 길게 설명했지만, 통역사는 매우 간단한 문장으로 이를 교황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교황은 바티칸으로 돌아오고 난 뒤에야 그들이 얘기한 것의 4분의 1도 전달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교황은 이 일화를 언급하며 "우리는 리비아에서 일어나는 일의 극히 일부분만 알고 있다. 그곳의 지옥 같은 삶을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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