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돼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서 노숙하던 에스토니아인 관광객이 110일 만에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유럽 에스토니아 출신인 로만 트로피모프는 전날 페이스북에 "신의 도움과 나를 도와준 모든 분 덕분에 이제 집에 간다"는 글과 함께 비행기에 탄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또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현지시간으로 8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소셜미디어(SNS) 등으로 응원해준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20일 태국 방콕발 여객기를 타고 마닐라공항에 도착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입국이 거부됐고 태국으로 돌아가는 여객기도 끊기는 바람에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닐라 봉쇄로 국제선 여객기가 대부분 끊긴 탓에 마닐라 공항 출국장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공항 직원들이 건네는 음식과 위생용품에 의지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네덜란드 현지시간으로 8일 오전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필리핀 스타는 그의 스토리가 공항 터미널에서의 노숙 생활을 다룬 영화 '터미널'과 비교된다고 보도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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