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터넷 이용자 8.5억명에 중독 치료 시설 난립…맞아 죽는 아이도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인터넷에 중독된 아이들을 치료한다며 독방에 무려 열흘이나 감금했던 중국인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9일 CNN 방송에 따르면 중국 법원은 지난 7일 중국 남부 장시성에서 소위 인터넷 중독 치료 시설을 10년간 운영하며 12명의 아이를 최대 10일간 가둬놓았던 우모 씨 등 남성 4명에게 불법감금 혐의로 최소 11개월에서 최대 3년의 징역형을 각각 선고했다.
감금된 아이들 중 11명은 18세 이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설은 중국 정부가 인터넷 중독을 정신 질병으로 공식 분류한 2008년부터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전국 수백개의 중독 치료 기관 중 하나다. 이들 시설은 자녀의 인터넷 중독을 우려한 중국 학부모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었다.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8억5천만명에 달하며, 이 중 15~35세 사이가 2억명에 이른다.
그러나 치료 시설은 아이들을 학대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보도에 따르면 치료 시설 직원들은 극기훈련 방식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체벌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2017년 지방정부의 수사 명단에 올랐다.
이 캠프에 참가했던 아이들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감시당했다"며 직원들이 배변을 위한 항아리와 덮을 담요 외엔 아무것도 없는 작고 어두운 방에 신입 참가자들을 가뒀다고 증언했다.
지난 2014년 허난성 정저우시 한 인터넷 중독 치료 시설에서는 19세 여학생이 운영진에게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또 여러 캠프가 전기충격 요법까지 써가며 학생들을 학대했다는 현지 매체들의 보도도 잇따랐다.
중국 정부는 연일 강력한 인터넷 중독 퇴치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5월 중국은 18개 인기 영상 사이트에 청소년의 사용 시간 등을 제한하는 '청소년 모드'를 도입했다. 또 평일에는 90분, 주말에는 3시간까지만 온라인 비디오 게임을 시행할 수 있는 규제도 시행하고 있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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