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별 이중성계 관측해 우주 팽창속도 '고민' 푼다

입력 2020-07-09 16:42  

중성자별 이중성계 관측해 우주 팽창속도 '고민' 푼다
비대칭 질량 중성자 충돌 관측해 '허블상수' 독자 측정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질량 차이가 크게 나는 '펄서' 이중성계가 관측돼 우주의 팽창 속도를 나타내는 '허블상수'를 둘러싼 논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외부은하의 후퇴속도와 지구에서의 거리 관계를 나타내는 비례 상수인 허블상수는 우주의 나이를 측정하는 기본 척도이지만 셰페이드 변광성을 기준으로 할 때(74㎞/s/Mpc·1Mpc=326만 광년)와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CMBR)을 이용해 구한 값(67.4㎞/s/Mpc)이 10% 가까이 차이가 나 천문학계의 고민거리가 돼왔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과 과학전문 매체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과 로버트 퍼드먼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비대칭 질량을 가진 펄서 이중성계 'PSR J1913+1102' 관측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PSR J1913+1102는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 되는 별이 초신성 폭발 뒤 핵만 남은 밀도가 매우 높은 중성자별과 이들 중에서 강한 자기장을 갖고 초고속으로 자전하며 펄스상(狀) 전파를 방출하는 중성자별인 펄서로 구성돼 있다.
약 5시간 주기로 서로를 돌면서 앞으로 4억7천만년 뒤에서 서로 충돌하며 합병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때는 지난 2017년 8월에 '라이고'(LIGO·레이저간섭중력파관측소)가 최초로 포착한 'GW170817'과 같은 중성자별 간 충돌에 의한 중력파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PSR J1913+1102 두 별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1.62배와 1.27배로 질량비는 0.78로 측정됐다. 합병하는 두 별의 질량비는 약 0.9 정도로 크게 차이가 안 나는 것과 비교하면 꽤 큰 편이다.
PSR J1913+1102는 지난 2014년에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의 대형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최초로 관측됐으나 두 별의 질량 차이가 커 일반 펄서 이중성계와는 다르다는 것은 최근에야 확인됐다.
연구팀은 PSR J1913+1102의 두 별 중 질량이 큰 별의 중력이 작용하면서 충돌·합병 이전에 작은 별의 물질을 상당 부분 뺏어오고 파괴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질량이 비슷한 중성자 별 간 충돌·합병 때보다 더 많은 양의 뜨거운 물질을 방출해 관측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PSR J1913+1102처럼 비대칭 질량을 갖고 합병과정에 있는 중성자별 이중성계가 10개 중 1개꼴 이상이어서 많은 관측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중성자별이 파괴돼 합병되는 과정에서 방출하는 물질이 더 밝아져 초고밀도 중성자별의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을 관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중력파 관측 장비인 라이고와 버고와 함께 재래식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퍼드먼 박사는 "비대칭 중성자별 이중성계는 허블상수를 측정할 수 있는 완전히 독립적인 방식을 제공할 수도 있다"면서 "이는 허블상수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두 방식의 측정 값 차이가 커 교착상태를 푸는 결정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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