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세력, 코로나 위기 활용해 분열·외국인혐오·인종차별 조장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신나치와 극우 활동가들이 추종 세력에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도적으로 감염시키도록 독려했다고 영국 정부 대테러기구가 경고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 대테러기구인 '극단주의 대응 위원회'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극단주의자들이 팬데믹을 활용하려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극우, 극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코로나19 위기를 활용해 분열과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주의를 조장해 사회적 불협화음을 초래하려 한다는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영국 극우 활동가들과 네오나치 그룹이 유대인 공동체를 포함해 특정 소수자 그룹의 구성원들을 감염시키도록 독려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또 극우 정치인들과 언론매체는 코로나19를 반이민 및 포퓰리즘 메시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활용해왔다면서, 이런 내용이 유행하면 소수민족, 인종, 종교 공동체에 대한 증오가 일상화한다고 경고했다.
경제활동 봉쇄령의 경우 사람들을 급진주의 및 선전선동에 점점 더 휘말리기 쉬운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영국 대테러예방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닉 애덤스 총경은 "일부 취약한 사람들이 테러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면서 "학교와 정신건강 서비스, 공공보건 서비스가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온라인에 광범위하게 퍼진 근거 없는 음모론과 잘못된 정보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예컨대 이슬람교도들이 봉쇄령을 어긴다는 거짓 소셜미디어 포스트는 2천700차례 공유됐다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위원회는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거짓 정보가 포함된 포스트의 90%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사라 칸 선임위원은 성명에서 "팬데믹은 극단주의자들이 혐오스러운 사상을 전파하는 기세를 꺾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위기 때마다 그렇듯이 봉쇄령을 이용해 대체로 온라인에서 위험한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널리 퍼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극단주의자들은 증오와 폭력, 공공 무질서, 지역사회 응집력 붕괴를 조장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주류에 편입시키려 한다"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정부에 코로나19 팬데믹과 이후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적으로 극단주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알려주는 대응 전략을 공지하라고 요구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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