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틱톡 이용자들, 트럼프 대선 앱에 '별점 최하점 테러'

입력 2020-07-10 11:01   수정 2020-07-10 11:17

미국 10대 틱톡 이용자들, 트럼프 대선 앱에 '별점 최하점 테러'
털사 유세 보이콧 운동에 이어 단체로 앱에 최하점 주고 악평 달아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이용자 수천명이 정부의 틱톡 금지 위협에 대한 보복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홍보 애플리케이션(앱)에 낮은 점수를 주고, 악평을 다는 '별점 테러'를 벌였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들은 이날 하루만 애플 앱스토어의 트럼프 대선 캠페인 앱에 700여개의 부정적인 평가글을 달았다.
앱 평가란을 보면 "이 앱은 위험하다", "다운받지 말아라", "점수를 1점 이하로 만들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 등의 악평이 가득하다.
별점은 당연히 최하점인 별 한개씩만 달았다.
틱톡 이용자들의 이같은 별점 테러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6일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포함한 중국산 소셜미디어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직후 시작됐다.
틱톡 이용 제한 가능성에 화가 나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골탕먹이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75만명의 팬을 거느린 유명 틱톡 인플루언서 드완 부커가 복수에 나서자고 독려하고, 앱 평점을 끌어내리는 방법을 공유한 것이 별점 테러 움직임을 확산하는 도화선이 됐다.
캘리포니아에 사는 틱톡 이용자인 요리 블락(19)은 자신도 별점 테러에 참여했다며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게 틱톡은 클럽하우스와 같은데 트럼프가 위협했다"며 "우리를 방해하면 우리도 당신을 방해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틱톡은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앱으로,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에서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틱톡 주 이용층인 10대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 보이콧 운동을 벌여 흥행 참패를 가져온 주역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앱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트위터 등 기존 소셜미디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 앱은 현재까지 10만3천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1점을 줘, 평균 점수가 1.2점에 불과하다.
다만 틱톡 이용자들의 별점 테러로 지난 7일 애플 스토어에서 486위에 그쳤던 트럼프 대통령 대선 앱 순위는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점수를 주려면 우선 앱을 다운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점수를 낮게 줘 애플 앱스토어에서 몰아내겠다는 틱톡 이용자들의 전략도 잘못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애플사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지 않는 한 인기도에 따라 앱을 삭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민주당 디지털 광고 전략가 팀은 이같은 별점 테러가 실질적으로 대선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AP통신은 "투표권이 없는 젊은층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사회관계망 허브를 금지하려는 시도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평했다.
ku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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