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안정에 힘이 되는 동맹국 안보 증진"
(도쿄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일본에 최신예 F-35 스텔스 전투기 105대를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날 일본에 F-35 전투기 105대와 관련 장비를 231억 달러(약 27조 7천200억 원)에 판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매 계획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에 힘이 되는 주요 동맹국의 안보를 증진해 미국 외교와 국가안보 목표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DSCA는 의회에 이를 통보하고 승인을 요청했다.
미 정부가 일본 판매를 승인한 것은 F-35A 63대, F-35B 42대와 관련 장비다.
F-35A는 이미 일본 항공자위대에 배치가 진행 중이다.
작년 4월에는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 항공자위대 기지에 처음 배치됐던 F35A 13대 가운데 1대가 조종 과실로 훈련 중 해상에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F-35B는 짧은 활주로에서 이륙해 수직 착륙이 가능한 기종으로, 일본이 사실상의 항공모함으로 개조하려는 대형 호위함에 탑재될 예정이다.
일본 공영 방송 NHK는 미국이 일본에 판매하는 F-35 105대의 전체 가격(약 231억 달러)은 미 정부가 한 차례 승인한 해외 무기판매 금액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전투기 판매 등에 이어 두 번째 규모라고 전했다.
미국은 전투기 판매 이후 25년간 일본 측에 기술과 훈련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일본을 국빈방문했을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F35 전투기 판매 규모 등에 합의했다.
아베 정부는 애초 F-35A 42대 구매 계획을 세웠다가 2018년 작성한 중기 방위전략 '방위대강'에 경항공모함에서 뜨고 내릴 수 있는 F-35B를 포함한 F-35형 전투기를 105대 더 사들여 전체 보유 규모를 147대로 늘리기로 하는 내용을 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5월 국빈방일 중에 요코스카(橫須賀) 해상자위대 기지에 정박한 이즈모급 2번 호위함 '가가'에 승선해 "일본이 동맹국 중 F-35를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며 대량의 F-35 일본 판매 계획을 공개했다.
동맹국을 상대로 무기 세일즈를 적극적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F-35 같은 고가의 군사 장비를 팔아 무역역조 문제를 해소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견제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길이 248m, 폭 38m에 만재배수량이 2만7천t급인 가가는 해상자위대가 보유한 동급 1번 호위함 '이즈모'와 함께 경항공모함으로의 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수직착륙이 가능한 F-35B를 도입하면 가가와 이즈모에 탑재해 운용할 예정이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NHK에 "이번 F-35 전투기 판매는 일본의 방위력을 높일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 경제와 고용을 지원하는 것이어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무부는 대만이 이미 구매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인 패트리엇(PAC-3)의 생명을 30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부품을 살 수 있는 6억2천만 달러(약 7천451억 원) 규모의 무기 거래도 승인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무기 거래가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확장 등을 놓고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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