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보도…시장성 부족이나 '장기간 소요' 지적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기술 분야를 비롯한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토류 분야에서 자립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이나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F-35 전투기 등 다양한 제품에 필수적인데, 미국은 자국 희토류 사용량의 78% 정도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장시성의 희토류 정제공장을 방문했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 중단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중국은 실제 2010년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며 일본 경제를 압박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데는 다수가 동의하지만 방법을 둘러싸고 논쟁이 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미국에서 나오는 법안과 보고서 등은 생산 보조금 지급, 동맹 강화 및 외국 협력자 물색, 국립공원·북극해·우주 등에서의 채굴 촉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테드 크루즈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미국 내 핵심광물 생산 촉진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고, 미 국방예산을 다루는 상하원의 연례 국방수권법 법안에도 희토류 관련 조항이 포함돼있다.
미 국방부는 자국 무기 시스템에서 중국산 희토류 의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광물공급 체인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북극해 인근 덴마크령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혔던 것도 그린란드의 대규모 희토류 매장량과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희토류 강조는 제조업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쇼어링' 정책 및 채굴산업 지원 움직임과도 맥이 닿아있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희토류 업체는 지난달 콜로라도 지역에 시범적으로 희토류 처리공장 건설을 승인받았고, 경제적 이유로 수년 전 중단됐던 처리공장 재가동에 들어간 업체도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등 중국산 제품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희토류 시장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이 강력한 만큼, 미국이 비교적 안전한 공급망을 확보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시장성이 부족한 만큼 공급망 구축을 위해 엄청난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희토류 자체가 희귀하다기보다 정제 과정이 어렵고 비싸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이나 방사성 폐기물 등이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고 SCMP는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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