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에 상근직 일자리 1억4천700만개 감소…세계 노동인력의 4.2%
온실가스 배출량 2.5기가톤(Gt. 4.6%) 줄어…인류 역사상 가장 큰 감소 폭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 아닌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새로운 일상' 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사회·경제·환경에 미치는 충격파가 날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이 거대한 충격파로 인류 사회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를 단기적 위기로 보고 대응하기보다는 사회·경제·문화의 작동방식 자체를 능동적, 선제적으로 변화시켜나가는 장기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호주 시드니대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최근 코로나19가 세계 사회·경제·환경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내놓은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들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실제 상황을 반영한 데이터를 활용,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산출해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분석 결과는 시나리오나 예상에 근거해 제시됐던 기존의 예측 대부분과 달리 세계를 32개 지역과 26개 분야로 나누고 지난 5월 22일까지의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한 것이라며 어떤 연구 결과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자신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감소한 세계 소비는 3조8천억 달러에 달한다.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근직 일자리 수는 세계 노동 인력의 4.2%인 1억4천700만개가 감소했다.
임금 소득은 2조1천억 달러(6%)가 줄었고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지역은 아시아, 유럽, 미국,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나라는 중국과 미국으로 분석됐다. 타격이 큰 대표적인 분야는 운송과 여행이었다.
경제적 타격이 큰 만큼 코로나19는 환경에는 유례가 없는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5기가톤(Gt. 4.6%)이 줄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건강에 해로운 초미세먼지(PM2.5)는 60만t(3.8%)이 줄었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황(SO₂)과 질소산화물(NOx)도 510만톤(Mt. 2.9%)이 감소했다.
세계화로 전 세계 사회·경제가 다층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된 상황에서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봉쇄와 차단을 선택하면서 무역, 관광, 에너지, 금융 등 부문에 큰 차질이 발생해 빚어진 필연적인 결과다.
교신저자인 시드니대 아루미나 말리크 교수는 "우리는 지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쇼크를 경험하는 동시에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래 최대의 온실가스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엄청난 영향들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월 9일 코로나19 발생을 처음 보고한 지 불과 반년 만에 발생했고, 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기후변화 등으로 코로나19 같은 예상치 못한 감염병 출현이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 상황과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많은 불편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처럼 '코로나19가 진정된 뒤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실현되기 어려운 희망에 가깝다.
정부와 우리 사회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많은 대책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대책과 정책이 '이전의 일상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은 아닌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데 부족함은 없는지 냉철하게 되짚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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