넝마주이, 먹거리 얻으러 나갔다가 쇠고랑…석방후에도 "굶주릴 뿐"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가난이 죄인가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넝마주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령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친구와 함께 경찰에 체포돼 3개월이나 수감됐다가 겨우 출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일간 '시티즌'에 따르면 음졸리소 '조지' 음포티에는 평소 넝마주이로 생계를 이어왔다.
아이들 셋의 아빠인 그는 친구 저스티스 샤방구와 함께 봉쇄령 초기인 지난 4월 록다운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수도권인 하우텡주 센추리온 헤놉스 강둑에 있는 '머쉬룸빌' 무허가 빈민촌에서 먹을 것을 찾으러 나선 길이었다.
그 과실은 벌금 1천 랜드(약 7만1천600원) 처분에 풀려날 수 있는 것이었다. 대신 그들은 경찰 밴 뒤에 실려 교도소로 옮겨졌다. 수감 첫 주에 그는 차와 죽으로 생존해야 했다.
음포티에와 샤방구는 마침내 지난 7일 풀려났다.
인권 변호사들이 이들의 딱한 처지를 프리토리아 고등법원에서 변호한 결과다.
브렌다 뉴커처 판사는 이들의 즉각 석방을 지시하면서 이들의 장기 수감은 "전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음포티에는 자신들이 경찰에 붙잡혔을 때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전 고용주가 록다운 기간 도와주겠다고 해서 음식을 구하러 갔다고 해명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찰과 맞닥뜨린 그들은 여느 때처럼 서로 인사를 주고받았고 잘못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후 그들이 법을 어겼다면서 경찰서로 데려갔다가 크고시 맘푸루 교도소로 이송했다.
생전 처음으로 수감 생활을 한 음포티에는 "나는 범죄자가 아니다. 나는 신을 섬기는 사람이다"라면서 "난 충격에 빠졌다. 침대는 매트리스도 없어 철제 프레임에 누운 채 온몸이 쑤셔 잠도 못 자고 사람들은 싸우고 해서 겁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사람이다. 내가 지지하는 정부가 나를 체포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직도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라며 "내가 핸드폰이라도 훔치다가 체포됐더라면 다른 얘기겠지만, 난 그런 짓은 안 했다"라고 말했다.
수감 생활로 한층 여윈 그는 현재 삶을 다시 추스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난 아무것도 없다. 구두도 없다. 난 굶주리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헌법전문가인 폴 호프만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완전한 오심으로 국가에 대한 소송감"이라면서 "그들이 법적 조언만 초기에 받았어도 굶주림에 따라 불가피한 사유를 호소해 무죄가 선고돼야 했다"고 지적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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