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만든 '기적의 치료제'로 사칭해 수만 명에게 판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한 일가족이 독성 표백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으로 속여 수만 명에게 팔았다가 검찰에 검거됐다.
미 플로리다주 남부지방 검찰청은 코로나19 가짜 치료제를 판매한 마크 그레넌(62)과 그의 아들인 조너선(34), 조지프(32), 조던(26)을 미연방식품의약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11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산업 용수 처리와 섬유·펄프 표백에 쓰이는 이산화염소에 물을 섞은 뒤 이 독성 화학 용액을 코로나19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선전했다.
이들은 이 화학 약품에 '기적의 미네랄 용액'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 약을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난 3월부터 수만 명에게 가짜 치료제를 판매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4월 2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살균제 인체 투입 검토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을 때 "트럼프 대통령도 기적의 치료제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며 가짜 약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들은 보건당국의 감시와 규제를 피하기 위해 '건강과 치유를 위한 창세기 2장 교회'를 설립해 종교단체가 건강 보조제를 파는 것처럼 위장했고, 가짜 치료제가 암과 알츠하이머병, 자폐증, 에이즈도 치료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이들은 소용량 1병당 40달러(4만8천원), 대용량 1병당 900달러(108만원)에 가짜 치료제를 팔았고, 한 달에 12만달러(1억4천만원) 이상의 이익을 거뒀다고 검찰은 전했다.
캐서린 험슨 식품의약국(FDA) 범죄조사국 부국장은 성명을 내고 "미국민은 안전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코로나19 가짜 치료제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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