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할 법적 문제 남아"…당일 형집행 앞두고 연기 결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연방 법원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7년 만에 실시할 예정이던 사형 집행 계획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타냐 처칸 판사는 이날 법무부에 대해 법원의 추가 명령이 있을 때까지 7∼8월에 예정된 4건의 사형 집행을 연기하도록 명령했다.
처칸 판사는 작년 여름 법무부가 발표한 새로운 사형 집행 규정과 관련, 4명의 사형수가 이의를 제기한 것에 대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사형 집행 규정에 관해 상급 법원이 고려하지 않은 법적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이 과정을 생략하고 집행 날짜를 서둘러 잡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결정은 이날 오후 4시 법무부가 오클라호마주 사형수 대니얼 루이스 리(47)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기 불과 몇시간 전에 내려졌다.
앞서 인디애나폴리스 연방지법이 사형 집행을 연기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관할구역의 항소법원은 전날 이를 뒤집고 형 집행을 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워싱턴 연방지법에서 사형 집행을 또 가로막는 결정을 내렸다. 처칸 판사는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취지의 결정을 내렸으나 항소법원에서 뒤집힌 바 있다.
미 연방정부 차원에선 2003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다만 주정부 차원의 사형은 텍사스 등 남부 주를 중심으로 최근에도 집행됐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사형 제도와 사형수에게 주입하는 주사 약물에 관한 문제를 광범위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그의 재임 기간에 사형 집행은 없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작년 7월 사형 집행을 둘러싼 검토가 완료됐다면서 집행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사형수에게 주입하는 기존 3가지 약물 조합을 하나의 약물로 대체하는 새로운 독극물 주사법도 승인했다.
법무부는 대니얼 루이스 리를 포함, 어린이를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 사형수 4명에 대한 형 집행을 예고한 상태다.
법원의 이날 결정과 관련, 법무부는 사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즉각 연방 고법에 항소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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