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미만 망막박리 환자 90% 근시…연관성 규명"
분당서울대병원, 망막박리 환자 1천599명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나는 '망막박리'의 원인이 근시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0세 미만 젊은 나이에서는 근시가 망막박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이 병원에서 망막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 1천599명을 분석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망막박리는 안구 안쪽 벽에 붙어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가 떨어지듯 맥락막에서 떨어져 들뜨게 되는 상태를 칭한다. 눈앞에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 빛이 번쩍거리는 듯한 광시증, 검은 커튼을 친 것처럼 시야가 까맣게 변하는 시야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분리된 망막을 방치하면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망막박리의 발병률은 20대와 50대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양봉형 양상을 보였다.
50세 미만의 젊은 망막박리 환자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50∼60%, 근시 비율은 90%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50세 이상의 연령에서는 고도근시 비율이 10% 이하, 근시 비율은 20∼30% 정도로 젊은 연령대와는 큰 차이가 났다.
이 같은 결과는 고도근시로 인해 유리체 액화(젤 형태의 유리체가 물로 변하는 현상)와 유리체 박리가 보다 일찍 나타나면 이른 나이에도 망막박리가 유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근시가 아닌 경우에는 유리체 액화와 유리체 박리가 노화에 의해 일어나고, 이로 인한 망막박리 역시 50세 이후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한국 등 아시아국가에서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망막박리가 발생하지만, 서양에서는 주로 노인 환자가 많다"며 "근시 환자 비율이 높은 아시아국가의 특성상 근시와 망막박리의 연관성으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망막박리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도근시 환자라면 10대나 20대 때부터 망막박리 발생 위험을 인지하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우 교수는 "망막박리의 첫 증상은 비문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젊은 나이에 고도근시를 앓으면서 비문증을 느낀다면 안과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리서치 인터내셔널(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