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관중 입장 허용 여부 불투명해지자 천정부지로 뛰어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뒤늦게 개막하는 미 프로야구(MLB) 경기에 관중 입장이 허용될 지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시카고 컵스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명물 '루프탑(인접건물 옥상) 관중석'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13일(현지시간) 현재 리글리필드 루프탑 좌석 운영 사이트에 나와있는 입장권 가격은 장당 350~400달러(약 45만~50만 원)부터. 하지만 애호하는 프로야구 팀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려는 야구팬들은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라이벌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브루어스가 맞붙는 개막전(오는 24일) 포함 2경기, 시카고를 연고지로 하는 두 팀 컵스와 화이트삭스 맞대결 2경기 등의 입장권은 판매 개시와 거의 동시에 모두 매진됐다.
평년 루프탑 좌석 가격은 술과 안주 포함 70달러(약 8만5천 원)부터. 그러나 그 가격대의 표는 찾아볼 수 없다.
MLB 사무국은 지난달 말, 60경기 체제로 올시즌을 개막하겠다고 발표했다. 예년의 37% 수준이며, 선수들의 이동을 최소화 하기 위해 양대 리그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지구팀끼리만 경기를 치른다.
사무국 차원의 관중 입장 허용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카고 시는 최근, 컵스 팬들이 리글리필드 루프탑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단, 입장 인원 수를 전체 수용 가능 인원의 25%로 제한하는 조건이다.
또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안전 지침에 따라 모든 관객은 입장시 체온 확인을 받고, 마스크 착용 및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가 요구된다.
106년 전인 1914년 문을 연 리글리필드는 미국에서 2번째로 오래된 메이저리그 구장이다.
야구장 외야 길 건너편 4~5층 높이 건물들의 옥상에 컵스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별도 좌석을 설치해놓은 '루프탑'은 리글리필드의 명물 중 하나. 건물주들은 지난 2004년 컵스 구단과 향후 20년간 연간 수익의 17%를 나눠주겠다는 계약을 맺고 루프탑 관중석을 운영해왔다.
외야 밖 건물의 옥상에서 들려오는 팬들의 환호성을 선수들이 듣기는 어렵다.
컵스는 선수들이 무관중 경기를 어색해하지 않도록 관객 반응 효과음 및 응원가 등을 경기장 안에 틀어놓고 선수들의 반응을 살필 계획이다.
한편 루프탑 관중석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소식을 들은 컵스 외야수 카일 슈와버(27)는 "루프탑까지 날아가는 홈런을 쳐서 성원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에 따르면 컵스 경기에서 루프탑까지 날아가는 홈런을 쳐낸 선수는 2000년 당시 컵스 소속이던 글레날렌 힐(55)이 유일하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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