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서 제동 걸었지만 대법원이 뒤집어…사형 재개 대선서도 논란될듯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17년 만에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을 집행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교정국 대변인은 이날 인디애나주의 테러호트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사형수 대니얼 루이스 리(47)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8시 7분(동부시간 기준)에 사망했다고 교정국 측은 말했다. 사형 집행은 독극물 주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번 사형 집행은 법원에서 수차례 연기와 재개 결정이 내려진 끝에 이날 오전 연방 대법원이 사형을 집행해도 된다고 결정한 이후 이뤄졌다.
전날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리의 사형 집행 몇 시간 전에 이를 연기하라며 제동을 걸었지만 법무부가 항소했고 고법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앞서 법무부가 지난해 발표한 사형 집행 규정과 관련, 4명의 사형수가 이의를 제기했고 1·2심은 검토할 법적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이를 받아들였다. 4명은 7∼8월 사형이 예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날 오전 2시께 "원고들은 연방 법원의 막판 개입을 정당화하는 데 필요한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찬성 5대 반대 4로 집행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DC 연방지법의 유예 명령 이전에도 인디애나폴리스 연방지법과 관할 항소법원이 형 집행 문제를 두고 각각 유예와 재개 결정을 내리며 결정이 번복되기도 했다.
이전 행정부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후 사형 제도와 사형수에 주입하는 주사 약물에 관한 문제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으며, 그의 재임 동안 사형 집행은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작년 7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검토가 끝났다며 사형수 62명 중 일부에 대해 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리는 이번주 사형 집행이 예정된 3명의 연방 사형수 중 첫번째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백인우월주의자인 그는 백인 국가 건설 계획을 위해 1996년 아칸소주에서 총기와 현금을 훔치고 총기 거래상과 8살 딸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이 확정됐다.
미 연방정부 차원에선 2003년 이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다만 주정부 차원의 사형은 텍사스, 미주리, 앨라배마 등 남부 주를 중심으로 최근에도 집행됐다.
AP통신은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긴급히 사형을 집행할 필요가 없는데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불필요한 긴급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이번 사형 집행은 대선을 앞두고 형사사법 개혁에 관한 논의에서 새로운 전선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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