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딜레마…지구촌 보건-경제 두고 '위험한 줄타기'

입력 2020-07-15 10:35   수정 2020-07-15 11:39

코로나19 딜레마…지구촌 보건-경제 두고 '위험한 줄타기'
한국·싱가포르 등 초기 선전 후 봉쇄완화에 진땀
중국·영국·이탈리아 등 초기 부진 딛고 확산 억제
미국·중남미·인도는 통제불능 빠져 생계·와병 진퇴양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각국이 '경제봉쇄를 지속해 감염자를 줄이는 것'과 '감염자가 늘어도 봉쇄를 풀어 경제를 살리는 것'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이는 상황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동아시아와 유럽의 대부분 국가에선 코로나19 첫 유행이 진정되고 감염자 수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미국과 중남미, 인도 등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강하다"면서 "이런 상황 때문에 각국이 '일상생활 제한을 유지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는 방안'과 '집단감염에 따른 인명 희생을 감수하는 방안'을 두고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각국의 코로나19 초기대응 '성적표'는 이미 나온 상황이다.
WSJ은 전 세계 국가를 세 부류로 나눴는데 한국과 대만 등은 '바이러스 검사와 감염자 추적·격리체계가 이미 잘 갖춰진 터라 봉쇄조처가 불필요했던 국가', 중국과 영국, 이탈리아 등은 '초기대응엔 늦었지만 엄격한 봉쇄조처로 확산을 줄인 국가', 미국과 브라질, 인도 등은 '초기유행도 막지 못한 국가'로 분류됐다.
봉쇄완화에 따른 성적표도 나오고 있다.
WSJ은 "독일과 스페인, 폴란드 등 일부 유럽국가들에서 (경제활동) 재개 후 새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면서 "한국과 싱가포르처럼 코로나19 대응력이 강하다고 칭찬받는 동아시아 국가들도 집단감염과 씨름하는 중이며 이스라엘은 신속한 봉쇄조처로 첫 유행을 잡았다가 갑자기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해 봉쇄완화 조처를 일부 철회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미국과 인도 등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봉쇄완화를 추진했다며 주된 이유로 '경제적 압박'을 꼽았다.
문제는 초기유행을 잡지 못한 국가가 봉쇄를 풀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증폭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세계정책연구소 솔로몬 샹 소장은 "봉쇄조처로 확보한 시간을 잘 활용했는지에 따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달라졌다"면서 "유럽국가들은 코로나19 봉쇄조처 이후 부담을 견딜 수 있게 검사·추적체계를 갖췄지만, 미국은 그러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WJS은 "경제적 비용을 감내하고 봉쇄조처를 시행했으나 코로나19 감염자가 증가하는 나라들 앞엔 고통스러운 선택지만 놓여있다"면서 "두 번째 봉쇄조처는 (이들 국가의) 사회통합력과 재정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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