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 인터코스코리아 매각…현대百, SK바이오랜드 인수 타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화장품 제조업을 두고 유통업계 거두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의 화장품 브랜드 사업을 총괄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손을 뗐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1위 화장품 원료회사인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타진하며 화장품 제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지분 50%를 합작파트너인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업체 인터코스에 모두 넘기고 화장품 제조업에서 철수했다.
지난 2012년 토종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5년 말 이탈리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인터코스와 합작법인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웠다. 이어 오산에 공장을 설립하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브랜드 사업 강화를 이유로 3년여만에 생산에서 손을 떼자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색조화장품 제조 전문인 인터코스와 손잡고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생각만큼 시너지가 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압도적인 가운데 일부 대기업과 ODM업체 중심인 한국 화장품 제조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1위 화장품 원료 생산업체인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타진하며 화장품 제조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HCN을 통해 SK바이오랜드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HCN과 SK바이오랜드 간 '빅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현대HCN은 지난달 "SK바이오랜드의 인수를 위해 실사 완료 후 (SK바이오랜드의 지분을 가진) SKC와 매매조건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 지분 51%를 인수해 내년 초 첫 스킨케어(피부관리) 브랜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인 프로젠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화장품에 의약 성분을 더한 기능성 화장품인 코스메슈티컬을 주력으로 한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이 클린젠이 보유한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과 SK바이오랜드의 원료를 통해 화장품 제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 제조업 진출과 관련해선 성장성이 높은 코스메슈티컬 분야란 점에서 기대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화장품 제조시장은 3천여개 업체가 진출해있는 과당 경쟁 시장"이라면서 "뛰어들긴 쉽지만, 원료나 기술개발이 쉽지 않아 성공이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장품 사업에 있어 제조만큼이나 유통이 중요해 거대 유통채널을 갖춘 현대백화점이 화장품 업계의 신성장동력인 코스메슈티컬에 진출하는 것이 기대되는 면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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