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후보 "차기 미국 대통령, 함께 WTO 고치자"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8명이 15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WTO 일반이사회에서 정견 발표를 진행한다.
WTO 사무국에 따르면 발표 순서는 후보 등록순으로, 첫날은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후보가 발표했다.
이후 이들은 각각 30분 동안 기자 회견을 열고 WTO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의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지금 떠나지 말고 함께 (WTO를) 고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전쟁 상대국인 중국이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활용해 여러 혜택을 받았다면서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명해왔다. 미국은 11월 차기 대통령을 위한 선거를 치른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또 아프리카 지역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 자신을 포함해 모두 3명이 출마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후보가 다 자격을 갖췄으며 존경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성이, 또 아프리카 출신이 되면 좋겠지만 결국은 자격이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나는 다자 기구에서 협상을 이끌고 결론을 도출하는 능력을 검증받은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세아데 후보는 1990년대 WTO에서 일한 이력을 소개하며 자신이 국제 무역 협상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맘두 후보는 WTO의 당면 과제를 묻는 말에 "공동의 목적의식이 희미해지는 것"이라고 꼽으며 협상 기능을 되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포함해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가 정견 발표 및 기자 회견을 한다.
유 본부장의 정견 발표 시간은 오후 3시, 기자 회견은 오후 5시다.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영국의 리엄 폭스 후보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사무국은 2개월 동안 선거 운동 기간을 거친 뒤 늦어도 11월 초순까지 선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새 사무총장 앞에는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로 멈춰선 글로벌 교역의 재개, WTO에서 대법원 역할을 하는 상소 기구 재정비 등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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