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기고문 쓴 나바로 국장에는 "자신만의 세계에 있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백악관의 공격 표적이 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의 공격을 "터무니없는 얘기"(nonsense)라고 일축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시사매체 애틀랜틱과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 난 자신의 발언을 모아 언론에 제공한 것 등에 대해 "(그 문서는) 완전히 잘못됐다.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말한 모든 것을 난 그대로 고수한다"며 과거 자신의 발언이 맥락상 그 당시에는 전적으로 사실이었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정부가 조언자인 자신의 신망을 훼손하려 하는 데 대해 "다소 기이한 일"이라며 "백악관의 합리적인 사람들과 얘기해보게 된다면 그들은 그것이 그들 쪽에 중대한 실수였다는 걸 깨달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그들의 인상을 나쁘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전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을 만나 이번 사태와 그에 따른 반발이 대통령에게 해를 입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과를 받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연방정부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과 관련한 진실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것을 거의 재설정(reset)한 뒤 '좋다. 이 터무니없는 일을 끝내자'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게임(흠집 내기)을 벌이고 있기보다는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이(코로나19 확산)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앞을 내다보며 또 다른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애리조나의 사례가 다음 달에는 없도록 확실히 할지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전날 USA 투데이 기고문을 통해 "나와 소통한 모든 사안에서 파우치 소장이 잘못됐다"고 비난한 것도 비판했다.
파우치 소장은 "나바로(소장)를 설명할 수 없다"며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 있다. 그래서 거기에 가고 싶지조차 않다"고 언급했다.
앞으로 코로나19 환자 정보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아닌 보건복지부로 보고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침에 관해서는 자신과 상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거기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고 싶지만 (코로나19) 발병과 관련한 측면에서 배제됐다"고 털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바로의 언론 기고를 가볍게 책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자기 자신을 대변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걸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의 기고문은 백악관의 편집과 승인을 거치는 정상적인 허가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지면에 실렸다고 CNN은 전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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