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였다면…집단해킹에 안보위기 올라 '아찔'

입력 2020-07-16 10:11   수정 2020-07-16 11:37

트럼프 트위터였다면…집단해킹에 안보위기 올라 '아찔'
소셜미디어 리스크 재조명…"비트코인 타깃인게 다행"
국제분쟁 도화선 될수도…미 대선 앞 '보안 취약성' 재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미국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이 15일(현지시간) 무더기 해킹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안보 리스크'에 초점을 맞추는 표정이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송금을 노린 해킹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국제사회의 안보위기로 이어지는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등의 계정이 해킹됐다.
평소 트위터를 열광적으로 사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계정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호들과 차기 대권 주자를 비롯한 야권의 유력인사들이 타깃이 됐을 뿐, 실제 정책결정을 내리는 최고 지도자는 빠진 셈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이 해킹을 당하면서 국제적으로 민감한 내용의 '가짜 트윗'이 올라왔다면 전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고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마셔블'은 지적했다.
이번에 해킹당한 계정에는 '30분 안에 1천달러(약 120만원)를 비트코인으로 보내면 돈을 두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마셔블은 "이번 해커들이 노렸던 것은 단지 비트코인이었다"면서 "전 세계로서는 운이 좋은 셈"이라고 전했다.
국제사회에 강력한 파장을 일으킬 민감한 이슈들이 거론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마셔블은 "인종차별적인 혼란을 부추기거나 구체적인 위협을 가하는 정치지도자의 트윗이 몇분간 떠 있었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겠는가"라면서 "이번에 해킹된 트윗들은 불과 몇 분간 떠있기도 했지만 충격을 가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미 갈등이 증폭했던 지난 2017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little) 로켓맨'으로 지칭했던 사례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적으로 민감한 언급들이나 중요 정책을 트위터를 통해 쏟아낸 탓에 트위터는 주요 정치지도자의 '메시지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해킹 리스크는 한층 커졌다고 마셔블은 지적했다.
CNN방송도 "우려되는 대목은 금융사기가 아니다. 많은 세계 지도자들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정책도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들 지도자의 계정이 공격받는다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보안 등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고 CNN방송은 덧붙였다.
AP통신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위터의 취약한 보안성이 확인된 것이라는 점에서도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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